지제크는 이 책 서문에 "나는 철저한 무신론자"라고 밝혔다. 모두 알다시피, 무신론자가 곧 좌파는 아니지만, 급진 좌파의 '급진'을 뿌리까지(radical) 사유하게 되면, 거기에 가닿게 된다. 이런 사실이 샤를리 에브도 사건에 대해 말해 주는 진실은, 이택광처럼 어정쩡한 좌파와 달리 급진 좌파는 같은 사건을 계급갈등에 고착시키거나 제국주의로 환원시키지 않고, 더 멀리 나아간다는 것이다. '가짜 좌파/급진 좌파'가 이런 기준으로 나뉘는 것이라면, 이처럼 어리석은 사도(使徒)는 어느 방으로 모셔야 할까?